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우리는 한 줄기 희미한 빛을 발견했다. 백신과 치료제는 방역 이외에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를 허가해 긴 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좀 더 힘을 내어 버틸 수 있는 방역 수단을 한 가지 확보했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완치자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채취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에 삽입하는 재조합 방식으로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 치료제다. 이 제품은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코로나19 성인 환자의 임상 증상을 개선할 것으로 평가된다.
렉키로나주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의약품으로는 최초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이자,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제당국의 검증을 받은 항체치료제로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허가로 의료현장에서 치료제가 사용되면 앞으로 국내에서 사용될 백신과 함께 우리 국민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에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엄중한 상황 속에서 백신과 치료제가 국내에 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심사 절차를 집중적이고 전략적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4월부터 고강도 신속 제품화 촉진 프로그램인 ‘고(GO)·신속 프로그램’을 운영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지원했고, 연구개발·임상승인 등 제품화를 위한 단계별 맞춤형 상담을 실시했다. 연구개발 과정에 필수적인 임상시험을 신속하고 순조롭게 진행하도록 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본격적인 심사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허가전담심사팀을 꾸렸고, 정식 허가신청 전부터 품목허가 요건에 맞는 비임상·임상·품질 등 자료를 업체로부터 받아 사전 검토했다. 허가심사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약사법’에서 정한 식약처 자문기구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외에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과 ‘최종점검위원회’를 구성해 3중 검증 절차를 거쳤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과학적이고 철저한 심사를 진행하고자 만전을 기했다. 허가 후에도 대규모로 이뤄질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제의 분명한 효과를 확인하고 보다 많은 안전성 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다. 아울러 식약처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위기대응에 필요한 치료제, 진단키트 등의 신속한 개발·공급·유통관리를 위해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대응을 위한 의료제품 공급 특례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치료제 허가를 시작으로 식약처는 국내 백신 및 치료제 자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를 구성해 규제과학·임상 전문인력 양성과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총 4563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국산 백신 역시 연내 개발을 목표로 지원 중이다. 당면한 코로나19의 극복을 넘어 향후 대한민국의 감염병 위기 대응역량을 한 단계 드높임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